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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휴가, 오랜만에 동창생 남선이(여, 가명)를 만났다. 꽁꽁 싸매고 있어서 처음엔 못 알아 보았다. 시장 갈 때도 선글라스와 팔 토시가 필수라고 한다. 햇빛이 강해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아예 외출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주의를 하는데도 어쩔 수 없이 햇빛을 보게 되는 날이면 얼굴이나 목이 발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와 따갑고 가려워 일상 생활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어릴 땐 맑고 고왔던 피부가 이렇게 된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라면 햇빛이 피부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햇빛은 피부세포의 비타민 합성을 돕고 이는 인체의 대사활동에 좋은 영향을 준다. 특히 마음이 우울할 때는 어둡고 침침한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햇빛을 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좋다.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피부 순환력과 면역력이 저하된 피부는 가벼운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럴 때 햇빛을 받게 된다면 햇빛 알레르기의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햇빛 알레르기는 피부가 조울증에 걸려 햇빛이 주는 자극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햇빛 알레르기도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다형광 발진은 제일 흔한 형태로 초봄부터 나타나 여름에 심해지며 구진, 물집 등 다양한 발진이 생기고 30대 이하 여성에게 잘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일광 두드러기는 햇빛에 노출되고 30분 이내에 갑작스런 가려움증과 함께 두드러기 증상(팽진)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포르피린증은 포르피린이라고 하는 적혈구의 구성 물질이 체내에 쌓일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포르피린증은 선천성 유전 질환이므로 정상인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밖에도 뺨, 콧등, 목, 손등 부위에 햇빛 노출 후 홍반이나 물집이 발생해 2일 이내에 궤양이 생기고 딱지가 앉는 형태로 나타나는 우두모양물집증, 주로 1년 내내 야외에서 일하는 중노년층 남성들에게 자주 생기고 극심한 두드러기가려움증과 습진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광선피부염 등도 햇빛 알레르기에 속한다.
또한 두드러기 원인으로 일부 진통제나 항생제, 심장병약, 항우울제 등에 의해 햇빛 알레르기가 유발되기도 하며, 레티놀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에도 햇빛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
햇빛 알레르기는 피부 조울증이다. 또한 피부의 주인인 사람의 마음도 이미 오랜 기간 또는 짧지만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면역계와 순환계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해당 장부기능의 개선을 시키는 두드러기 약이나 식생활 관리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로 잠을 미루는 등 불규칙한 수면 습관을 가지게 되면 생체리듬이 완전히 무너진다. 이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고 인체의 면역 기능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현대의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제 역시 사실은 인체 내부의 부신으로부터 생성되는 호르몬이고 부신의 피로는 인체의 면역 재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식습관도 마찬가지다. 과식이나 급식의 식습관은 임파의 70%가 분포하는 소화기의 피로 누적을 유발해 면역계 순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인터넷에 ‘두드러기 가라앉히는 법’ 같은 단어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정확한 처방을 거치지 않은 약을 찾아보는 것보단 두드러기 치료를 위해 주변의 두드러기 한의원이나 두드러기 병원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과잉 항진 된 장부를 좀 쉬게 해주고 기능이 저하된 장부는 충분히 영양을 공급해주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장부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피부세포도 힘을 얻고 안정이 될 것이다. 그때는 조울증이 걸린 피부세포도 햇빛에 대해 짜증을 내기보다 반가워 할 수 있다.
물론 햇빛 알레르기환자라고 반드시 한약을 복용하고 장부 기능 개선을 하는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경우는 햇빛을 회피하는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햇빛알레르기로부터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자외선 차단제나 한창 햇볕이 강한 낮 시간대를 피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한다면 운동과 생활 관리를 하면서 조금씩 약한 광선에 노출시켜 광반응을 학습시키는 방법도 있다. 햇빛 알레르기 또한 난치성 피부 질환이긴 하지만 치료가 되는 질환이다.
친구 남선이가 햇빛 속에서 밝게 웃는 모습을 기다린다.
2014-10-15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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