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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께서 닭백숙을 하시면 본인은 입도 대지 않으셨다. 그때는 그냥 ‘아들 많이 먹으라고 그러시는구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께서는 닭고기를 드시면 얼굴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려운 두드러기 증상에 시달리고 계셨다.
심할 땐 얼굴이 퉁퉁 붓고 그렇게 며칠씩 가려워서 괴로워하실 때도 많았다. 그때 ‘우리는 먹으면 괜찮은데 어머닌 왜 그러시지?’ 하고 생각하던 필자가 지금은 어머니와 비슷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두드러기는 결코 우습게 볼 질환이 아니기에 이 글을 쓴다.
최근 여름을 맞이해 두드러기 환자가 많이 늘었다. 사계절 다 두드러기 환자가 있지만 특히 여름에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은 계절적인 탓도 크다.
두드러기는 대체로 6주 미만의 급성인 경우와 그 이상의 만성인 경우가 있는데 혈관 부종을 동반한 경우 증상이 심하면 호흡 곤란 등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만성 두드러기나 콜린성 두드러기인 경우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가려워서 잠을 못 자게 되고 피부에 노출되는 증상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등성격장애와 2차적으로 오는 그 스트레스는 심근경색증에 비유 되기도 한다.
가끔 환자들은 “어디에선 알레르기라고 하고, 어디에선 두드러기라고 한다”고 궁금해 하는데, 정답은 '둘 다 맞다'다. 알레르기의 항원 항체반응이 피부에 나타나는 것이 두드러기 피부다.
두드러기는 피부에 항원 반응으로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변의 면역세포를 불러 모아 면역 반응을 하도록 하는 면역 질환이다. 히스타민의 작용에 의해 가려움이 유발돼 심하게 긁기도 하고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미세혈관의 벽이 히스타민에 의해 투과성이 증가해 혈장액을 조직에 쏟아내 두드러기 주변을 붉고 붓게 만들기도 한다. 두드러기가 발생하면 히스타민에 의해 가렵고 붓게 되는 것이기에병원에서는 가려움을 막기 위해 히스타민의 반응을 막는 항히스타민제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두드러기는 팽진 모양으로 경계가 분명하고 증상에 따라 작은 두 개의 팽진이 합해져 커지기도 하며 몹시 가렵기도 하다.
특히 만성 두드러기는 위에서 밝혔듯이 6주 이상 지속되는 두드러기로 물리적인 자극이나 세균 바이러스 등이나 음식물, 화공약품, 금속류, 집진드기, 꽃가루까지 그 원인과 종류가 무수히 많으며 각각의 두드러기 증상도 모두 다르다.
현대의학적으로는 항원 항체 반응을 억제 지연 시키는 약물과 항원을 회피하는 치료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곧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으면 닭고기를 피하는 것이 상책인 것이다. 한의학적인 선택도 이러한 부분은 같다.그러나 치료에 있어서 한의학은 좀더 근본적으로 들어간다.
피부만을 보지 않고 피부의 면역을 생각한다. 즉 음식이 소화되어 피부까지 오는 과정을 되짚어 건강하게 하는 것이 한의학적인 치료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간의 해독 기능이 저하돼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잘 합성하지 못한다면 피부 세포의 기능 역시 저하돼 면역기능이 떨어질 것이다.
이때 한의학의 장점인 전인적인 관점에서 간의 해독능력을 높여서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만성 두드러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두드러기 가라앉히는 법으로 청간 해독하는 처방을 임상에서 매우 자주 쓴다.
때문에 두드러기는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 팽진 증상이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날 경우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피부 질환이다. 그 뿌리는 인체 장부의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두드러기는 장부에서 보내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6주 이상의 만성 두드러기는 현대의학적인 치료로 항히스타민제나 항생제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등으로 피부 증상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장부의 기능을 조절하고 회복해야 하는 질환이다. 오늘밤에도 하루에 두 번씩 먹으라는 약을 먹으면서 낫지 않는 만성 두드러기증상이 회복되길 기다린다면 한 번쯤 한의원 치료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2014-07-1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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