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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책상 저편에 앉아서 상담을 하고 있던 아토피환자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이런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그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사실 아토피진료를 하다보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환자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토피라는 피부질환은 치료기간이 결코 짧지 않으며 치료 중에도 상태의 변화는 계속 됩니다. 물론 이전의 상태보다는 호전되지만 호전된 상태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낫지 않는 부분만 자꾸 보게 되는 것이 문제의 시작 이 되는 것이죠.
아토피피부염의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유아기에 시작한 가려움을 동반한 만성 재발성 습진. 여기서 재발성이란 말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토피란 질환 자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증상의 경중이 잦은 변화를 보인다는 말입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정확한 상태를 아는 것도 현명하게 치료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됩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의 심하고, 덜한 상태에서 아토피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대부분의 치료 초기 아토피 환자들은 굳은 결심을 하고 치료에 열과 성을 다합니다. 한의원에서 처방해드린 한약도 열심히 먹고, 침도 자주 맞으러 내원하고 생활 관리적인 면에 있어서도 음식도 잘 가리고, 식사할 때도 꼭꼭 씹어 먹고, 일찍 자는 등 생활 지침을 잘 따라줍니다. 이렇게 하면 초기에 대부분 차도가 잘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토피란 재발성 질환입니다. 치료 중이라도 초기에는 약의 힘을 빌려서 피부가 회복되는 것 같지만 본인의 생활이 조금 흐트러지면 이 틈을 타고 아토피는 다시 기세를 떨치게 됩니다. 이러한 아토피 증상의 악화 시기가 찾아오면 처음의 굳은 다짐은 백사장의 바닷물이 썰물 빠지듯 일순간에 사라집니다. 초심은 이미 퇴색해 버리는 것이지요.
피부는 물론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먹지 못했던 설움을 일순간에 해소하려는 듯 급하게 많이 먹게 됩니다. 그리고 밤늦게 까지 영화나 책을 보든지 몸을 혹사시켜서 그 동안 일찍 잠을 청해서 회복해놓은 건강을 마구마구 깍아 먹습니다. 한 번 마음이 느슨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생활의 균형은 흐트러지게 됩니다. 이때 건강의 틈이 벌어지게 되면 아토피가 다시금 피부를 통해서 그 모습을 나타냅니다. 악마의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기 마련입니다.
‘내일부터 다시 하지... 아니, 모레부터 할래...’
산을 오르기는 어렵지만 내려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아토피 치료 초기에 차근 차근 쌓아올린 건강의 기둥은 아직 약해서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것이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 어떠한 외부의 적도 무너뜨릴 수 없는 튼튼한 기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굳은 마음을 가지려면 아토피에 대한 병식(病識)이 있어야 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자신이 가진 병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기본이 되어야 아토피라는 어렵고 끈질긴 질병을 이길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아토피는 먹는 것을 통해서 마음의 평온을 찾고, 밤늦게 깨어있으면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아토피인들의 생활 습관이 피부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생활습관을 고치려는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다면 아토피는 언제든 피부를 통해서 그 모습을 나타내게 됩니다. 아토피는 외부의 공격에 의한 피부 질환이 아닙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 없는 아우성입니다. ‘이제는 내 몸도 좀 돌봐주세요’하는 우리 몸의 하소연입니다.
이러한 몸의 하소연을 외면하지 말고 자신의 생활을 반성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료실에서 아토피 재발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는 환자분들께는 늘 감기에 빗대어 ‘아토피 재발’에 대한 설명을 해드립니다. 우리는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찬바람도 많이 쐬고 몸을 혹사한다면 감기에 걸리게 됩니다. 그 때 몸을 잘 조리해서 나았다고 해도 올해 다시 또 그런 상황 속에 자신의 몸을 내던진다면 감기는 다시 걸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감기가 재발했다고는 하지 않죠?
아토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본인의 생활 관리를 통해서 증상이 다 낫고 난 후 치료 없이 생활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아, 이제 지긋지긋한 아토피는 안녕이다.’하면서 바로 마음껏 먹고 마시고, 밤늦게까지 놀고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한다면 아토피는 다시 내 몸에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와 똑같지만 우리는 감기와 아토피를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토피가 감기보다 더 민감하게 우리 몸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아토피치료는 기차여행과 같습니다.
멀리 보이는 아토피완치라는 종착역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치료와 함께 생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는 치료자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기찻길에 비유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찻길이 있다할지라도 기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기차는 종착역에 결코 도착할 수 없습니다. 기차의 움직임은 바로 아토피환자 자신의 의지이자 실천력입니다.
아토피 완치를 원한다면 아토피가 어떤 질환인지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자신의 생활에서부터 변화를 주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치료는 의사가 하는 것이지만 재발 없는 완치는 본인의 관리가 더해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
제목‘원장님! 아토피는 왜 자꾸 재발하나요? 아토피가 완치되는 질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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